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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4강 구도는 남미 2팀-유럽 2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10명이 싸운 악조건 속에 연장혈투를 펼친 잠비아를 제치고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에 올랐고, 잉글랜드도 멕시코를 제물 삼아 4강에 합류했다. 이탈리아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대회 8강전에서 2-2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6분 터진 루카 비도의 결승골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수적 열세를 극복한 이탈리아의 결정력이 빛난 경기였다. 이탈리아는 전반 4분 만에 잠비아의 팻선 다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더니 후반 41분에는 주세페 페첼라가 상대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불운까지 겹치며 힘겹게 경기를 치렀다. 페첼라는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퇴장이 결정됐다. 10명이 싸우는 불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후반 5분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의 헤딩 동점골로 승부의 추를 맞췄지만 후반 39분 잠비아의 패션 사칼라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수비수 페데리코 디마르코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으로 재동점골을 만들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마침내 연장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이탈리아에 웃음을 지었다. 이탈리아는 연장 후반 6분 디마르코의 코너킥을 비도가 헤딩 결승골로 연결하면서 120분 연장 혈투의 마침표를 찍고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이어 열린 8강 경기에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멕시코를 1-0으로 물리치고 4강에 합류해 이탈리아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잉글랜드는 후반 2분 만에 도미니크 솔랑케가 결승골을 터뜨렸고, 1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4강행 티켓을 얻어 '종가'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2017-06-05

4경기 모두 전술 뒤바뀌며 '우왕좌왕'

공격수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허탈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봤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줄지어 다가와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지만 굳은 표정은 그대로였다. 후반에 교체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백승호(20·바르셀로나B)는 눈물을 흘렸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잇따라 세 골을 허용하며 1-3으로 졌다. <관계기사 6면> 기니(아프리카)·아르헨티나(남미)·잉글랜드(유럽) 등 대륙별 강호들과 대결을 펼친 조별리그를 2위(2승1패)로 통과했던 한국은 포르투갈의 기습공격 세 방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8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사우디아라비아-우루과이 승자와 4강행을 다툰다. 한국은 전반 초반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며 잇따라 골을 내줬다. 포르투갈의 첫 골은 전반 10분 만에 나왔다. 측면 수비수 유리 히베이루(20·벤피카)가 왼쪽 측면을 파고든 뒤 올린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서 쇄도하던 미드필더 샤다스(20·브라가)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7분에는 스트라이커 샨데 실바(20·기마랑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한국 왼쪽 풀백 윤종규(19·서울)의 몸에 맞고 흐르자 브루누 코스타(20·포르투)가 뛰어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스코어를 벌렸다. 포르투갈은 후반 24분 한 골을 추가해 한국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선취골의 주인공 샤다스가 단독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신태용(47) 감독은 포르투갈을 맞아 다득점을 노리고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조영욱(18·고려대)과 하승운(19·연세대)을 최전방에 나란히 세우고 공격형 미드필더 이진현(20·숭실대)을 허리에 배치했다. 수비력이 좋은 우찬양(19·포항) 대신 공격 가담이 뛰어난 윤종규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기용했다. 최대한 빨리 선제골을 넣어 경기 흐름을 장악한다는 복안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전술은 실패로 끝났다. 4-2-3-1 포메이션 위주로 대회를 준비한 우리 선수들은 낯선 4-4-2 전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수비라인 이곳저곳에 구멍이 뚫렸고, 결국 세 번의 실점으로 이어졌다. 공격 전술의 양대 축인 이승우-백승호의 수비 가담 횟수가 늘면서 공격이 무뎌지는 부작용이 함께 나타났다. 후반 36분 이상헌의 만회골이 한국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우찬양의 어시스트를 오른발 논스톱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영표 KBS해설위원은 "한국은 조별리그와 16강전까지 네 차례의 경기에서 모조리 다른 포메이션을 썼다. 감독이 경기마다 전형을 바꾸는 것은 자신감일 수도, 불안감일 수도 있다. 판단의 기준은 오직 결과다.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결정은 실패였다"고 진단했다. 포르투갈과의 8번째 맞대결에서도 완패한 한국은 상대전적 3무5패를 기록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의 말…졌지만 선수들 투혼 평가 많이 아쉽다. 전반에 역습 2방에 2골을 내준 게 패인이었다. 우리 수비수 맞고 공이 상대 공격수 앞에 떨어지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의 투혼을 높게 평가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 포르투갈은 벤피카 등 명문팀 소속 선수가 많았다. 반면 우리는 K리그ㆍ대학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선수는 경기에 뛰어야 한다. 이승우와 백승호도 세계적인 유스팀 소속이지만 뛰지 못하면 퇴보할 수 있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포르투갈과 같은 강팀을 만나더라도 계속 공격적인 자세로 나가야 한다. 천안=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7-05-30

"백승호ㆍ이승우, 5년뒤 성인 월드컵서 큰일 낼 인재들"

백, 재능 좋고 마음도 잘 다스려 이, 쇼맨십으로 기 꺾는 여우 신체 장점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학부모와 다투면서도 원칙 지켜 "승호와 승우는 이미 제가 평가할 레벨을 넘어섰어요. 세계적인 지도자들에게서 배웠으니까 오히려 제가 걔들한테 좋은 얘기 들어야죠. 5년뒤엔 카타르 성인 월드컵에서 큰일을 저지를 것입니다. 그저 경기장 구석에서 '녀석들아 다치지 말고 잘 해라'고 응원할 뿐이지요." 강경수(52) 감독은 백승호(20.바르셀로나B)와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은사다. 강 감독이 창단하고 20년간 이끈 서울 대동초에서 둘은 축구를 배웠다. 두 선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둘은 나란히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U-20 대표팀은 승.승 브라더스 덕분에 높은 인기를 얻었다. 아마추어 축구의 산실인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최근 강 감독을 만났다. 그는 "이제 학교를 그만뒀으니 전직 감독이라고 불러 주세요"라며 힘없이 웃었다. 2008년 장애 4급 판정을 받은 그는 근육 신경이 마비되는 '케네디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결국 올해 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대동초 축구부를 떠나기로 했다. 손가락이 떨리고 걸음걸이도 자연스럽지 않지만 그는 제자들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승호는 묵직한 축구천재고 승우는 영원한 축구신동"이라고 강 감독은 제자들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김포 이회택 축구교실에서 이름을 날리던 백승호는 4학년 때 대동초로 왔다. "그때는 정말 작았어요. 근데 이 조그만 녀석이 다 갖춘 겁니다. 오른발.왼발.스피드.지구력에 헤딩까지. 거기다 골키퍼도 했어요. 승부차기 직전에 골키퍼로 넣으면 2~3개는 꼭 잡아냈어요. 운동신경.센스.지능이 남달랐죠." 그런데 강 감독은 백승호의 천재성을 능력보다는 태도와 자세에서 찾았다. "지고 있다고 흥분하거나 이기고 있다고 들떠서 장난치는 게 없어요. 운동장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항상 똑같아요. 골 넣어도 별로 기뻐하지도 않고 세리머니도 담담하게 했어요. 상대 진영에서 공격하다 공을 뺏기면 우리 골대 앞까지 뛰어와서 기어이 공을 뺏어낼 만큼 근성도 있었죠. 어린 녀석이 그 정도로 마음을 다스릴 줄 아니 그게 천재 아닙니까." 그런 천재에게 뭘 가르쳤냐고 물었다. 강 감독은 "그냥 관리만 해 준 거죠. 팀 플레이의 기본을 알려 주고 '그렇게 드리블 하는 것도 좋지만 동료를 활용해서 패스 플레이를 하면 덜 다치고 더 쉽게 할 수 있어' 정도로 얘기해 준 거죠"라고 말했다. 백승호는 6학년 때 바르셀로나에 가서 그곳 유소년 클럽과 교류전을 치렀다. 당시 바르셀로나 스카우트가 "한국에 이런 굉장한 선수가 있느냐"며 그를 따로 불러 며칠간 테스트를 했다. 그리고 1년 뒤 백승호는 세계 최고 클럽 FC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선수가 됐다. 이승우는 4학년 때 대동초로 와서 백승호의 1년 후배가 됐다. 강 감독은 "승우는 원래부터 좀 튀었어요.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쳤고 머리도 좋았어요. 세리머니를 요란하게 하는 것도 심리적으로 상대를 더 힘들게 만들려고 그러는 거였죠"라고 회고했다. 이승우도 6학년 때 남아공에서 열린 다농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 출전했다. "유럽 프로팀 스카우트와 에이전트 80명 정도가 승우만 따라다녔어요. 조그만 동양 애가 공도 잘 차고 쇼맨십도 있으니까 눈길을 끈 거죠. 승부차기를 할 때 수십 미터 밖에서 100m 전력질주 하듯 달려와서 골키퍼 정면을 향해 냅다 공을 질렀어요. 골키퍼가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릴 정도였죠. 사람들 보라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겁니다." 다농컵 홍보대사였던 지네딘 지단이 극찬했던 이승우는 그렇게 유럽 팀에 자신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2년 뒤에 백승호의 뒤를 이어 바르셀로나로 날아가게 된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대동초에는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가 30개나 있다. 지난해 초등학교 왕중왕전 우승도 대동초였다. 작은 대회까지 합치면 100번 넘게 우승했다. 신영록.석현준.임상협.김영욱 등이 대동초에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우승하고 좋은 선수를 줄줄이 내는 비결이 뭔지 궁금해 한다. 강 감독은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고 했다. "축구 선수는 축구 잘하는 게 1순위죠. 그런데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신체적 장점을 더 중시한 게 사실이거든요." 여기에는 한국 초등학교 축구부의 슬픈 현실이 묻어 있다. 초등학교 지도자의 급여는 학부모 주머니에서 나온다. 그러니 학부모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성적에 집착하게 된다. 성적을 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크고 빠르고 힘 좋은 아이를 전방에 박아 놓고 '뻥 축구'를 하는 것이다. 강 감독은 그걸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고 학부모들과 멱살잡이를 하면서까지도 이 원칙을 꺾지 않았다. 강 감독은 축구 명문 경신중.고와 한양대를 나왔고 '준 국가대표'라는 대우 로얄즈에서 공격수로 뛰었다. 부상으로 일찍 선수 생활을 접은 뒤 개인 사업을 하다 생각지도 않게 아이들 축구판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영등포구가 일본 자매결연 지역과 유소년 축구 교류전을 했는데 판판이 깨지는 겁니다. 1998년에 지인이 대회 나갈 애들을 좀 봐 달라고 해서 가 보니 뛸 만한 선수가 세 명밖에 없어요. 급히 애들을 끌어모아 며칠 연습시킨 뒤 나갔는데 크게 이긴 겁니다. 그걸 계기로 아예 축구부를 만들자고 해서 대동초 축구부가 생긴 거죠." 정영재 스포츠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

2017-05-29

한국 축구, 16강전부터는 '윙 축구로 뚫어라'

안방에서 16강 진출의 1차 목표를 달성한 신태용(47) 감독과 그의 아이들이 초반 여세를 몰아 단판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할까.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A조예선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2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청소년 축구대표팀은 다음주 16강전에 돌입한다. 유럽과 남미팀들은 대체로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피지컬과 힘을 앞세워 선굵은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점유율과 슈팅수에서 밀리고도 유효슈팅으로 득점하며 승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대체로 최전방 공격수의 체격도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한국의 조영욱(18.고려대)처럼 상대 뒷공간을 끊임없이 파고 드는 경우가 많다. <관계기사 6면> 한국 역시 아르헨티나전에서 침투패스를 받은뒤 드리블 돌파로 선취골을 터뜨렸다. 이밖에 경기마다 강력한 중거리슛도 자주 나오고 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잉글랜드의 중앙수비수 피카요 토모리(20.첼시)는 기니전에서 상대가 달려들자 어이없는 백패스로 자책골을 내주기도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측면 수비의 공수전환이 느린 팀들이 많다. 한국으로선 앞으로의 경기에서 양쪽 날개와 수비수들이 과감히 돌파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모두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16강에는 6개조의 1, 2위 팀 및 3위 중 성적 상위 네 팀이 진출한다. 한국은 두경기만에 일찌감치 16강에 올랐다. 한국은 2015년 칠레 U-17월드컵에서 B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D조 3위 벨기에한테 0-2로 진 적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일단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백승호(20.바르셀로나B)를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주전들의 체력을 아끼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한국은 34년전 박종환 감독이 멕시코땅에서 4강신화를 이룬 이후 또다시 안방에서 기적을 노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앞으로 한번도 쓰지 않은 전술로 상대팀을 부수겠다"며 "난 항상 이기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 무승부는 머릿속에서 지웠다. 당연히 좋은 기운을 지닌채 16강전에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7-05-25

"이승우는 난 놈, 세계적인 강팀과 붙어도 자신 있다"

'한국판 티키타카' 를 앞세운 20세 이하 대표팀이 거함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신태용(47) 한국 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활짝 웃으며 '원더골'을 터트린 에이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칭찬하기 바빴다. 이승우는 이날 50m 드리블을 선보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이승우가 골을 넣을 땐 정말 짜릿했다. 드리블에 이어 마무리까지 잘해줘서 정말 멋있었다. '제2의 난 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신 감독은 '한국판 조제 모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로 불린다. 모리뉴 감독은 공식석상에서 "난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라고 자평했다. 신 감독도 2010년 성남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난 놈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게 자신에 찬 신 감독도 이승우의 기량을 인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2경기 만에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해 편안한 상태가 됐는데. "오늘 무척 힘든 경기를 했다. 아르헨티나는 비기거나 질 경우 상당히 위험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우리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간절함을 갖고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이 너무너무 경기를 잘해줬다. 역시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우리가 스코어는 이겼지만 상대는 강했다. 선수들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잘해준 덕분에 힘겹게 이겼다. 고맙게 생각한다." - 아르헨티나전 승리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은. "세계 최강축구팀 아르헨티나를 맞아 경기 내내 마음을 졸였다. 상대가 (리드를 당하자) 공을 잡을 때 마다 1분1초를 아끼기 위해 흥분하면서 다급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강팀과 맞붙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다." - 수비수를 늘린 이유는.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2선 침투가 상당히 좋았다. 우리가 먼저 점수를 내주면 무너질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더 강하고 공격적으로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포어 리베로 김승우를 쓴게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어 리베로(Fore Libero)는 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변형 스리백이다. - 그동안 '신태용 축구는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맞는 말이다. 워낙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다보니 수비가 약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하면 수비가 약하다는 소리를 못할 것이다." - 대회 전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고 말했는데. "제가 1차 목표로 잡은 건 조별리그를 2승1무로 통과하는 것이었다. 이제 80% 정도는 목표에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조별리그 한 경기가 남았는데 너무 빨리 포기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도 최소 비기거나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원래 감성적인데 이번 대회에선 매우 이성적인 것 같다. "올림픽 감독 경험들이 몸 안에 축적된 거 같다.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 터득하면서 이성적으로 바뀌어 가는 거 같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7-05-23

메시의 나라 울린 '코리안 메시' 환상골

리드 지킨 송범근 선방도 빛나 '죽음의 조' 가장 먼저 통과 마법의 시간은 전반 18분. 출발점은 하프라인이었다. 동료에게서 볼을 넘겨받은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에이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질주를 시작했다. 앞을 막아선 아르헨티나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가속도를 붙였다. 순식간에 50m를 내달린 그는 골키퍼와 맞서자 감각적인 칩슛을 시도했다. <관계기사 2·4·6면>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긴 볼이 텅 빈 골대 안으로 천천히 굴러 들어갔다. 이승우는 펄쩍 뛰어올라 기뻐하면서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다. 이 한 방이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결정지었다. 한국은 전반 42분 페널티킥 추가골로 스코어를 2-0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후반 5분에 아르헨티나에 만회골을 내줬지만 한 골 차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한국이 U-2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3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U-20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18분 이승우의 선제골과 전반 42분 백승호(20·바르셀로나B)의 페널티킥 추가골을 묶어 2-1로 이겼다. 지난 20일 기니와의 개막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한국은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획득해 잉글랜드(4점)·기니(1점)·아르헨티나(0점)를 제치고 A조 단독선두에 올랐다. 24개국이 6개조로 나눠 경쟁하는 이번 대회에는 각 조 1·2위 12팀과 3위팀 중 성적순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른다. 아르헨티나전 승리로 조 2위를 확보한 한국은 오는 26일 수원서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와 상관 없이 16강 결선 토너먼트행을 확정지었다. 지난 1977년 세계청소년선수권(U-20 월드컵의 전신)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한국이 단 두 경기만에 16강행 티켓을 거머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의 승리였다. 신태용(47) U-20대표팀 감독은 기니전에 활용한 포백 대신 중앙수비수 세 명을 함께 세우는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센터백 듀오 이상민(19·숭실대)과 정태욱(20·아주대) 사이에 멀티 수비수 김승우(19·연세대)를 세웠다. 아울러 수비 상황이면 좌·우 측면 미드필더 윤종규(19·서울)와 이유현(20·전남)을 위험지역에 합류해 5명이 함께 방어하도록 했다. 공격수들이 수비 부담을 덜고 득점 사냥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포메이션이었다. 이승우가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뚫고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골을 넣은 건 수비 가담 횟수를 줄여 체력을 아낀 덕분이기도 했다. 이승우는 신태용호 멤버들 중 가장 바쁘다. 주 임무인 득점 사냥 이외에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료들을 격려하며 기를 살려주고, 상대 선수들과의 신경전에도 앞장선다. 판정이 불리하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심판에게 달려가 어필하는 인물도 그다. 화려한 제스처와 기발한 골 세리머니로 관중들과 교감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승우는 내년 여름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이 끝난다. '코리안 메시'를 입도선매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축구 인생의 2막을 열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승우는 지금 U-20 월드컵만 생각하며 집중하고 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백승호도 추가골을 터트린 뒤 재치 있는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페널티킥 득점 직후 손가락으로 긴 사각형을 만들어보이며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한 골 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가던 후반 중반 이후엔 수문장 송범근(20·고려대)의 선방이 빛났다. 잉글랜드와의 1차전(0-3패)에 이어 2연패에서 벗어나려는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송범근은 정확한 위치 선정과 침착한 볼처리로 여러차례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전주=송지훈·박린 기자

2017-05-23

'우승후보' 프랑스, 온두라스 3-0 격파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가 온두라스를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프랑스는 22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온두라스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프랑스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온두라스를 압박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한 프랑스는 E조 1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전반 초반부터 프랑스가 강한 압박과 공격으로 온두라스를 상대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5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귀스탱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귀스탱의 발을 떠난 공은 온두라스의 왼쪽 상단에 꽂혔다. 온두라스는 전반 35분에 첫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에 치중했다. 주도권을 잡은 프랑스의 추가골이 터졌다. 전반 43분 아리트의 슈팅이 상대 수비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기를 잡은 프랑스는 후반 21분 오귀스탱을 빼고 마틴 테리에르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효과는 적중했다. 테리에르는 후반 35분 포하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하며 세 번째 골로 대미를 장식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F조의 에콰도르와 미국은 난타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뒀다. 에콰도르는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고, 미국은 극적으로 패배에 위기에 벗어나 값진 승점 1점을 추가했다. 무승부를 기록한 에콰도르와 미국은 F조 공동 1위에 올랐다. 선제골은 에콰도르의 몫이었다. 에콰도르는 전반 5분만에 리노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고 2분만에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탔다. 에콰도르는 화려한 개인 능력을 앞세워 미국에 파상공세를 펼쳤다. 반면 미국은 주전 미드필더인 젤라렘의 부상으로 위기에 몰렸다. 이후 미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35분 사전트가 첫 골을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고 후반 9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인 사전트가 멀티골을 넣으며 2-2 균형을 맞췄다.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18분 미국 클린스만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카베자스가 골로 연결하며 에콰도르가 다시 한번 달아났다. 하지만 미국의 추격은 끈질겼다. 쿵가, 사우세도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한 미국은 후반 추가 시간 델라 토레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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